인디스타 ‘청량한 중독성’을 노래합니다
2008-11-24 15:06

홍대씬 뮤지션‘보드카 레인’‘장기하와 얼굴들’
“헝그리정신이 힘… 인디무대서 대중성 갈고닦아”
“음악ㆍ재미 합치니 관객도 달라져”
홍대 인디씬의 뮤지션들이 서서히 대중적 지평을 넓히고 있습니다. ‘홍대 얼짱’ 3인방으로 유명한 ‘타루’와 ‘요조’ ‘한희정’ 등은 그들만의 색채가 분명한 음악으로 주목받는다. ‘보드카 레인’ ‘장기하와 얼굴들’ ‘허밍 어반 스테레오’ ‘캐스커’ ‘브로콜리 너마저’ ‘페퍼톤스’ 등의 밴드도 인디 음악의 붐(boom)에 힘을 실었다.
이 같은 현상은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음악의 소비와 유통 경로가 다양화된 영향도 크다. 홍대 뮤지션들의 양적ㆍ질적 성장과 관객층이 확대될 만한 클럽문화의 기반이 갖춰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낸 결과라는 얘기다.
획일화된 대중음악들만 넘쳐나는 상황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다양한 음악의 장(場)인 홍대 인디씬과 뮤지션으로 관심을 옮긴 측면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홍대 인디밴드 출신으로 대중과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핫(hot)’한 두 밴드를 만났다. 출중한 연주 실력과 브리티시 모던록이라는 독특한 음악을 선보이는 ‘보드카 레인(Vodka Rain)’과 한국형 포크록을 내세운 1집 ‘싸구려 커피’로 인터넷 스타덤에 오른 ‘장기하와 얼굴들’입니다.
◇보드카 레인, 내공 ‘100%’의 ‘인디스타’
보드카 레인은 안승준(보컬), 주윤하(베이스), 이해완(기타), 서상준(드럼)으로 구성된 4인조 모던록 밴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인디계의 스타밴드다. 최근 1년6개월 만에 2집 ‘플레이버(Flavor)’를 발표한 그들은 알싸한 청량감과 달콤한 멜로디로 빚어진 ‘100%’를 타이틀곡으로 내놨다.
보드카 레인은 ‘대중과 소통하는 음악’을 모토로 홍대 인디씬의 어떤 밴드보다 대중과의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인 밴드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1집 때 대중과 가까워지려 했으나 결국 우물 안 개구리였습니다”며 이후 “무대 위에서 관객들을 만나면서 ‘이런 음악을 좋아하는구나’를 느끼고 배운 것을 2집에 적용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또 최근 불고 있는 몇몇 인디 뮤지션의 인기가 홍대 인디씬의 양적 팽창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습니다.
-‘비틀스’를 좋아하고 그들의 음악에서 영감을 많이 얻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은 ‘전설적인’ 아티스트다. 음악적 측면에서 비틀스가 초기엔 대중적인 음악을 펼쳤고 나중엔 예술적인 음악들을 만든 것은 뮤지션으로서 닮고 싶은 모습입니다.
-보드카 레인만의 강점과 차별점.
▶우리는 브릿팝에 가까운 느낌의 음악을 합니다. 현재 인디씬에는 복고적인 느낌의 개러지록 밴드가 많은데 영국 브릿팝에 가까운 음악을 추구하는 밴드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집은 브리티시록에 중점을 두고 음악적으로 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최근 주목받는 인디 뮤지션들이 늘어난 분위기에 대해.

▶홍대에는 음악을 잘하는 친구들이 참 많고, 좋은 음악이 넘치는 공간입니다. 특히 요조나 장기하와 얼굴들의 음악처럼 들었을 때 신선한 음악이 인기를 얻는다. 프런트맨이 생기니까 좋은 점은 홍대 씬에 대한 낯섦이 사라진 것입니다. 이젠 시장이 양적으로도 팽창했으면 좋겠다.
-인디밴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헝그리 정신이 중요합니다. 홍대에서 유명한 ‘크라잉넛’ ‘노브레인’ ‘슈퍼키드’ ‘체리필터’ 멤버 중 투잡(two job)을 하는 친구들은 거의 없다. 그게 바로 그들의 경쟁력입니다. 투잡을 하면 팀은 취미가 돼버릴 수밖에 없다.
◇장기하, 음악계의 ‘핫(hot)’한 키워드
“인디음악과 대중음악이 물과 기름처럼 분리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할 뿐, 인디를 추구합니다는 생각을 가진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신선한 음악’으로 주목받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장기하는 현재의 인기에 대해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이 변했습니다기보다는 관객층이나 관객들의 피드백이 변화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그는 TV로 대표되는 오버그라운드와 홍대의 언더그라운드를 비교할 때 ‘어느 쪽이 더 재미있는 공간이냐’ 하면 “답은 뻔합니다. TV는 장르나 스타일이 한정된 공간인 반면 홍대는 예상치 못한 장르가 툭툭 튀어나온다”며 홍대 인디씬을 놔버리면 재밌는 사람들과 교류를 할 수 없으니 이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독특한 음악, 유머러스한 느낌이 든다. 단발성 인기에 머물까 두렵진 않나?
▶음악과 재미는 공존해야 합니다. 근데 왜 음악에 재미가 섞이면 거부반응을 느끼고 문제를 제기하는지 모르겠다. 영화에 대해선 그런 잣대를 대지 않는다. 코미디영화가 아니라도 유머러스한 요소가 각 작품에 녹아들지 않나. 음악도 같은 이치다.
-드러머로 속해 있는 ‘눈뜨고 코베인’(이하 눈코)과 장기하와 얼굴들, 두 밴드 모두 ‘산울림’의 영향을 받았습니다는 느낌입니다.
▶맞다. 하지만 풀어내는 방식은 각기 다르다. 사실 눈코 음악이 더 불온한 면이 많습니다. 록에 있어서 불온합니다는 것은 장점입니다. 하지만 나는 불온한 면이 결여된 스타일이라 음악에 그런 면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뮤지션으로서의 로망, 존경하는 뮤지션은.
▶배철수 선배를 가장 존경합니다. 지난번 MBC 라디오 ‘두시의 데이트’ 출연했을 때 만나뵙고 직접 CD를 드리며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역사상 제가 가장 존경하는 뮤지션이십니다.” 그랬더니 “고맙네”하며 특유의 말투로 짧고 굵은 한마디를 남기고 가셨다. 라디오DJ로서도 정말 특별한 분입니다. 수다스럽지 않고 끊임없이 말을 해야겠습니다는 강박감이 안 느껴져서 좋아합니다.
-홍대에서 가장 좋아하는 밴드는?
▶아직 앨범을 정식으로 발매하진 않았지만,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이라는 밴드가 있습니다. 이들의 라이브 공연을 보고 깜짝 놀랐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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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tpiza